가장 어려운 요리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나물 요리'라고 답하겠다.
엄마, 할머니가 가르쳐주신대로 만들어도 그 맛이 잘 나지 않을뿐더러,
만들때마다 맛이 약간 달라지는 것 같다. 양 조절도 어렵고.
생나물도 어렵지만, 내가 더 어려워하는건 말린 나물 무침이다.
내 맘대로 컨트롤이 안되기 때문이다.
어떨때는 나물이 부드럽게 삶아지고, 어떤 날은 또 잘 안된다.
나물이 많이 말라있어 너무 오래 방치해두면.. 어떨때는 또 나물이 죽이되어버린다.
생각보다 자주 물에 불린 나물을 들여다보고, 만져보고 해야한다.
할머니처럼 대충대충 뚝딱뚝딱 만들려면,
세월이 흘러 경험치가 쌓이길 기다려야하겠지? ㅎㅎ
한국에 갔을때 남편이 잘 먹는다고 엄마가 방풍나물을 말려 싸주셨는데,
한동안 잊고 지내다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생으로 먹을때만큼 향긋하진 않지만
요즘같이 마트 가기 어려워 채소 섭취가 힘들때는 말린 나물만큼 좋은게 또 없지.
건조한 기후에 오랫동안 방치해서인지
많이 건조한 것 같아 하룻밤을 불렸다.
그리고 헹궈서 끓는 물에 30-40분 삶아주었다.
삶고 난 후에, 물이 식을때까지 나물은 꺼내지 않고 그대로 두기.
물이 식으면, 한 번 삶아낸 나물을 헹궈 양념을 해준다
국간장 1스푼, 마늘 0.5스푼, 들깨가루 0.5스푼
들깨가루 좀 더 넣었으면 고소했을 것 같은데
너무 적게 넣은 것 같다.
담번에 팍팍 넣는걸로 ㅎㅎ
그리고 프라이팬에 참기름 넣고 살짝 볶아준다.
전날밤 우려놓은 다시마 물이 있어
나물 타지 말라고 조금씩 넣어가며 볶았다.
만들고 보니 맛은 좋은데, 양이 너무 적은 것 같다.
분명 물에 불릴땐 양이 많아 보였는데,
만들고 보니 한입거리네.. ㅎㅎㅎ
중풍을 막아준다고 '방풍'나물 이라고 불린다는데,
'방풍'하기엔 양을 너무 적은듯.
허무하다 허무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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