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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다(여행)

한겨울 그랜드캐년 여행/사우스림 지도/사우스림 뷰포인트/ 그랜드캐년 일몰, 일출

by 내일말고오늘 2020. 1. 27.

겨울에 그랜드캐년을 가는 것이 좋을것인가에 대해 많이 생각하다가 결국 가기로 했다. 애리조나 도심은 겨울에도 따뜻하지만 캐년은 산이라 눈도 오고, 길이 얼기도 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많이 망설였다. 그렇지만 세도나에서 그랜드캐년까지 그리 멀지 않고(운전으로 세시간쯤 걸렸나?) 날씨도 꽤 괜찮은 것 같아서... 어차피 아메리카 더 뷰티풀 패스가 있으니 입장료도 무료니까 ㅎㅎ 우리가 선택한 곳은 사우스림!

그랜드 캐년 입구에서 아메리카 더 뷰티플 패스와 신분증을 제시하면 오케이. 만약 1년짜리 국립공원패스가 없다면 차량 1대당 30불정도를 지불해야한다. 

우리는 원래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South Kaibob trail)과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Bright Anger Trail)을 가고 싶었는데, 비지터 센터에 계신 할아버지가 우리는 하이킹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며칠전에 눈이 왔는데 눈이 녹지 않고, 캐년이 얼어있기 때문이란다. 캐년에서 하이킹을 하고 싶다면 한겨울은 피하자 ㅠㅠ  대신에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걸어서 뷰포인트를 돌아보는 것을 추천하셨다. 하이킹은 안되지만 워킹은 된다며 ㅎㅎㅎ

비지터 센터에서 받은 지도. 화살표가 왼쪽으로 향한곳은 보다시피 컬러풀한 선이 있는데, 셔틀버스 노선을 표시해놓은 것이다. 비지터 센터에 주차하고 바로 그 앞에서 버스타고 각 포인트들로 이동할 수 있다. 버스도 꽤 자주 있는편. 오른쪽으로 향하는 화살표는 각 전망 포인트들이 많이 떨어져있는데, 그 간격이 꽤 멀고 셔틀버스가 없다.  

우리가 도착했을쯤은 거의 해질녘이라 여러 포인트를 다 둘러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1)Mather Point 2)Yavapai Point 를 둘러보고, 다음날 아침엔 GrandView Point에 갔다.  1)과 2)포인트는 비지터 센터에서 걸어서 갈 수 있고, 뷰 포인트 사이도 가깝기 때문에 여유롭게 걸으면서 충분히 뷰를 감상할 수 있다. 


Mather Point에 다가가면서 보이는 풍경은 정말 우와! 세도나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랜드캐년이 한 수 위다. 캐년의 끝은 보이지도 않고, 그 깊이도 엄청났다. 아래를 내려다 보기 무서울정도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지형, 자연의 신비다 ㅎㅎㅎ

사진으로는 도저히 그 깊이가 담기지 않아 영상을 촬영했다. 풀 영상을 올리고 싶은데, 용량이 너무 커서 안된단다. 영상으로도 깊이를 다 담을 수가 없다. 이건 정말 직접 봐야해... 아래를 내려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 콘도르로 추정되는 까만 새들도 막 날아다니고, 캐년의 바닥은 보이지도 않고. 너무 신비로우면서도 무섭다. 저 아래는 뭐가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난간이 설치되어있어도 무서워서 아래를 제대로 내려다보기가 힘들었다. 

여기는 Yavapai Point에서 본 노을.

석양이 지는 모습 차례대로. 바닥이 꽝꽝 얼어서 아주 조심조심 아장아장 걸어가야해서 너무 무서웠다. 더 이상 가까이 가지 못하고 적당히 거리두고 구경. 관광객 중에 저기서 펄쩍펄쩍 뛰면서 장난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보는 내가 심장이 콩닥콩닥해서 얼른 자리를 떠버렸다. 바로 뒤가 낭떠러지였는데... 추억도 좋고 사진도 좋지만 본인을 위해서 조심했으면 좋겠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그랜드뷰포인트(GrandView Point)에서 본 일출. 눈이 쌓인 한적한 숲길을 20분정도 드라이브해서 도착해, 아침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고요하고 바람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캐년에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고 빛이 군데군데 스며드는 그 순간은 마치 자연이 잠에서 깨어나는듯했다. 마치 오늘부터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지난 새벽에 별보러 나오지 못한것이 아쉬웠는데, 그 아쉬운 마음은 싹 사라지고 대신 일출을 보러온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고, 새로 태어나는듯한 느낌. 그랜드캐년의 묘미는 일몰보다 일출이다라고 감히 말한다. 그랜드캐년에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으니, 올 한해는 좋은 일, 행복한 일만 일어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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