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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다(여행)

한겨울 세도나 여행(2)/ 벨락(Bell Rock)/ 일출/ 세도나 여행 준비물

by 내일말고오늘 2020. 1. 17.

호텔 체크인도 하기 전에 먼저 들른 곳은 벨락(Bell Rock). 세도나의 본격 바위 시리즈가 시작되는 초입쯤에 있어서 찾기가 아주 쉽다. 

벨 락이라는 이름은 커다란 벨 모양의 타워처럼 생겨서 붙여졌으며, 그리고 기(Vortex)가 아주 강해서 사람들이 수련(?)을 하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고 한다. 엄청 유명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크다거나 웅장한 느낌은 없었다. 그냥 동네 뒷산 높이 정도. 

Courthouse Vista 트레일 헤드 초입. 저 멀리 위에 우뚝 솟은 바위가 벨 락이다. 

가장 위에 작게 솟아있는 부분은 가파르기 때문에 올라갈 수는 없다. 

Bell Rock을 오르는 길은 여러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우리는 Courthouse Vista 트레일 헤드를 선택했다. 

Courthouse Vista 주차장은 좀 작지만, 우리처럼 짧은 일정으로 와서 적당한 걷기와 경치 감상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둘레길을 돌며 경치를 감상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비추천이다.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아주 많아서, 주차하는데 애를 좀 먹었다. 주차장을 빙글빙글 돌다가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우연히 막 나가려는 차를 발견하고 재빨리 움직여 빈자리에 주차했다. 새치기 당할뻔 했는데 원래 주차했던 사람이 다른 방향에서 오는 차를 막는 방향으로 차를 빼주어서 주차할 수 있었다. 여기서는 나중에 온 차가 새치기 하는 경우도 흔하니까, 에티켓을 기대하지 말자. 만약 널럴한 주차를 원한다면 다른 트레일 헤드를 알아보시길. 

사진으로보면 암벽 등반이라도 해야할것 같지만 사람들이 길을 이미 다 만들어놓아서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 다만 위로 올라갈수록 경사가 심해지고, 딱히 발 디딜곳이 마땅치 않은 곳도 있으니 주의는 필요하다.

경사가 좀 있긴 한데, 산 좀 타본 한국 사람이라면 이정도는 크게 어렵지 않다. 아주 어린 꼬마아이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올라갔으니.

사진에서 보기보다 할만하다. 사진은 절벽처럼 나왔는데, 실제 가보면 그렇지는 않다.


아무리 만만한 바위라도 바위를 오르기 위해서는 몇가지 준비하면 좋은 것들이 있다.

1) 물을 넉넉히 챙길 것. 높은 바위는 아니지만 날이 건조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목이 자주 마르다.

2)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을 것. 진흙길이 군데군데 있고, 돌도 미끄럽고, 살짝 바스러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밑창이 미끄럽지 않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부츠 신고 오거나 컨버스 신고 온 사람들이 종종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그냥 아래서 위만 올려다 보다가 갔다. 하루 종일 투박한 신발을 신기가 싫다면, 트레킹화든 등산화든 차에 두고서 여기 올라갈때만이라도 갈아신는 것이 좋다

3) 선인장 가시에 찔리거나 미끄러져서 긁힐 수 있으니 긴바지를 입을것. 이건 필수는 아니고 권장사항정도. 


바위 타고 올라가는 길에 누군가 빈 소원의 흔적 ㅎㅎ 귀엽다. 이건 만국 공통인가

올라가는 길에 파노라마로 찍어본 풍경. 얼마 올라가지도 않고 벌써부터 사진찍기. 남편이 왜 이상한 스팟에서 사진을 찍는지 모르겠다고 빨리 올라가자고 타박했다.  위로 올라갈 수록 뷰가 좋다는건 알지만, 마음이 급해서 한 번 찍어봤다. 그렇지만 실제로 위에서 아래 세도나를 멀리까지 내려다보는 그 광활함이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는다. 


조금 더 올라가서 찍은 뷰. 저 앞에 보이는 바위들도 다 이름이 있을텐데, 어느정도 보다보면 다 그 바위가 그 바위같다... 이런 바위들이 한 두개도 아니고 여기저기 퍼져있는 것들을 보며 '신기하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저기 보이는 지평선 끝까지 이런 바위들이 끝도 없이 솟아있는 것을 보자니 자연의 신비를 느껴진달까? (나중에 간 그랜드 캐년에 비하면 여긴 예고편에 불과했지만) 사실 벨락에서는 여기 보이는 경치가 끝이다. 

다음날 아침 벨락을 또 갔다... 하하하하. 벨락만 오려고 세도나 온 사람처럼 ㅠㅠ 

사실은 Chapel of holy cross라는 곳에 가서 일출을 보려고 했는데, 막상 가니까 아침 9시에 오픈이라 게이트가 닫혀 있었다. 분명 블로그에서는 여기에서 일출 봤다고 했는데..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벨락으로. 어디로 갈까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흑흑흑. 주차하자마자 헐레벌떡 바위를 타고 올라가 겨우겨우 해가 뜨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새해가 된지 얼마안돼서 그런지 일출을 보는 기분이 아주 상쾌했고, 긍정적인 기운을 받는 느낌이었다. 올 한해는 좋은 일만 생기고,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며 잠깐 햇님을 감상하다가 내려왔다. 



아침이 되니 어제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인다. 공기가 차가워 그런지 서리도 내렸고, 낮에는 못보던 파랑새도 짹짹거리고. 일출에 변하는 바위 색도 인상적이고, 마치 대자연이 잠에서 막 깨어나는 것을 눈으로 보는 느낌이랄까? 숲에서 깨어나 아침을 맞이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세도나에 간다면 한 번쯤은 일출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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